Antoine Grond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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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1, 2026english·한국어·français

컴팩션은 꿈꾸기다§

Antoine Grondin

모험과 샛길, 우여곡절로 가득한 긴 하루가 끝날 무렵이면 우리는 지치고 머리도 잘 돌아가지 않는다. 한 번에 머릿속에 벌여 놓을 수 있는 일과 생각은 그리 많지 않고, 기운이 다 빠져 낮잠이 필요해지기 전까지 하루 동안 이어 갈 수 있는 생각도 그리 많지 않다.

꿈꾸기는 뇌가 그동안 쌓인 "잡동사니"를 전반적으로 정리하는 방식이다. 하루 동안의 화학 반응으로 쌓인 불필요한 분자를 씻어 내고, 그날의 생각들을 정돈하고 소화해 기억 속에 정리해 넣는다. 그리고 오래된 걱정과 희망이든 새로 생긴 걱정과 희망이든, 잠재의식에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다시 들여다본다.

AI 에이전트의 컴팩션은 꿈꾸기여야 한다. LLM의 컨텍스트 윈도우는 유한하다. 컨텍스트에 동시에 담아 둘 수 있는 생각은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컨텍스트 윈도우가 차오르면 사고 과정의 질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허술해진다. 단순한 실수를 한다. 알아야 할 것을 빠뜨린다. 현재 컴팩션은 보통 LLM에 쌓인 컨텍스트를 통째로 가져와 더 작은 컨텍스트로 요약하는 과정이다. 하루 동안 쌓인 생각의 잡음을 대부분 걷어 내면서, 하던 일을 이어 갈 수 있을 만큼의 단서는 남기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루 동안 말하고 들은 모든 말이 똑같이 쓸모 있는 것은 아니고, 그 전부가 작업 기억 속에 남아 있을 필요는 없다. 인간에게도 유한한 컨텍스트 윈도우가 있다. 사람이 잠을 자고 꿈을 꾸는 것도 "사람의 뇌는 약 16시간마다 포화 상태에 가까워진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사회적으로, 정서적으로, 인지적으로 지친다. 능률이 떨어지고, 인내심이 바닥나고, 평소의 처리 능력을 되찾으려면 쉬어야 한다.

기억의 계층과 위임§

인간에게는 여러 층위의 기억이 있다. 모든 걸 당장 떠올릴 수 있는 곳에 두지는 않는다. 가장 급한 문제, 곧 필요해질 정보, 방금 겪은 일만 거기에 둔다. 그다음 (무의식적으로) 여러 가지를 장기 기억에 정리해 넣는다. 일종의 2단계 메모리 계층이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머릿속에 다 담기지 않는 것들은 도구에 맡긴다. 책을 쓰고, 어딘가에 글을 적고, 다른 사람에게 우리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우리 기억 일부를 대신 간직해 달라고 바깥 세상에 기댄다. 하루 계획은 휴대폰 캘린더 앱에 아웃소싱한다. 수년 치 기억을 이메일에 쌓아 둔다. 동굴 벽에 그림을 그려 이야기와 서사시를 남긴다. 태평양 섬들의 항해 지도를 노래에 담아 둔다. 그리고 대개는 "2012년에 몰던 차를 기억해 내고 싶으면 옛날 사진에서 찾아보면 된다" 같은 대략적인 인덱스를 간직한다. 사실 자체를 저장하는 게 아니라, 다시 필요해지면 그 정보를 어떻게 찾아낼지에 대한 대략적인 단서만 저장한다. 검색처럼, RAG처럼.

AI 에이전트도 사실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압축하고 저장해야 한다. 세상에 기대고, 남에게 기대고, 외부 기록 시스템에 기대야 한다. 그리고 사람이 매일 밤 죽지 않듯, 에이전트도 매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고 100년짜리 세션을 이어 갈 수 있어야 한다. 그저 좀 더 사람처럼 꿈꾸기만 하면 된다.

은유§

그렇다면 "컴팩션은 꿈꾸기다"라는 은유로 무엇을 예측할 수 있을까? 꿈이 하는 일은 다음과 같다.

  • 정리하고 요약한다. 일화 기억의 흔적을 시냅스에 새겨 넣는다.
  • 기억의 여러 층을 넘나들며 오래된 사실과 새로운 사실을 서로 연결한다.
  • 무엇보다, 꿈을 꾸며 잊는다. 중요하지 않았던 것, 또는 (이상적으로는) 틀린 것으로 드러난 것을 지운다.
  • 사람이 포화 상태일 때만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일어난다. 물론 벅찰 때 낮잠을 자기도 한다.

이상하게도 사람은 반쯤만 꿈꾸는 일이 없다. 꿈을 꾸는 동안에는 완전히 오프라인이 된다. 다른 일과 병행하지 않는다. 그런데 AI 에이전트의 컴팩션은 병행해서 일어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동물들 중에도 동기적으로 꿈꾸는 종과 비동기적으로 꿈꾸는 종이 있는데, 그 사이의 트레이드오프가 에이전트에도 똑같이 나타난다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사람이 꿈꾸는 동안 완전히 오프라인이 되는 것도, 비동기 가비지 컬렉터가 대개 객체를 옮기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유일지 모른다. stop-the-world 없이 안전하게 잊기는 어렵다.

컴팩션은 꿈꾸기와 어떻게 다를까?

  • 잊지도 않고, 삭제 표시도 하지 않는다. 막다른 길도, 잘못 든 길도 지워지지 않는다. 정보를 쌓아 두기만 할 뿐, 꿈꾸지 않는다.
  • 정해진 주기가 아니라 포화 상태가 되었을 때 일어난다. 꿈이 주기적으로만 일어나는 것은 낮에는 깨어 있고 밤에 밀린 일을 처리하도록 진화적 압력이 작용했기 때문일까?

인간이 밤이 없는 행성에서 진화했다면, 꿈은 어떻게 작동했을까?

다른 동물들은 다른 방식으로 꿈꾼다.

  • 단일 반구 서파 수면: 어떤 동물은 뇌의 한쪽 반구만 잠들어 꿈을 꾸고, 다른 반구는 깨어 있다.
  • 극도로 국소적: 새는 뇌 가운데 그날 쓴 영역에서만 꿈을 꾸는 것으로 여겨진다. 수면 압력은 뇌 전체에 걸리지 않는다.

우리가 꿈꾸는 방식(컴팩션을 어떻게 구현하느냐)과 오래 걸리는 과제를 해내는 지적 능력 사이에는 관계가 있다. 어떤 동물들은 환경의 제약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꿈꾸며, 가용성과 질 사이에서 저울질을 한다.

덧붙임§

LLM, AI, 에이전트는... 분자를 씻어 내지 않는다. 컴팩션을 할 때 그저 생각을 정리할 뿐이다. 어쩌면 이들도 무언가를 씻어 내야 하지 않을까? 인간의 경우 "씻어 내기"는 "깨어 있는 뇌"로 살아가면서 쌓이는 부산물을 치우는 일이다. 그건 AI가 실행되는 물리적 방식에 어떻게 대응될까? 아직 풀리지 않은, 영감을 캐낼 만한 실마리다.

타무닝 - 서울